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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근무일기 (일편) ~ 사소한 친절이 가져다 주는 원 플러스 원효과

sinsa69 2012. 10. 5. 11:04

몇 년전 아주 무더운 여름날의 일로 기억된다.

그 날도 아침에 매장 문을 연지 얼마 안되어 직원들은 여느날과 다름없이 청소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날도 아침부터 여름 중반 날씨라서 날씨가 아침부터 무덥기 시작했다.

내가 아침에 청소하고  있으려니까 마침 할머니 한분이 무거운 다라이(커다란 대야)를 들고 매장 입구로 오시길래 아휴 할머니 이 무거운 걸 들고 수고 많으시네요 물 한 잔 드릴까요? 라고 말씀 드렸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선 아휴 그러면 고맙제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급히 정수기에 시원한 물 한잔을 받쳐들고 할머니께 드렸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시고는 다시금 무거운 대야를 머리위에 이고서  매장 밖으로 나가시면서 보래이 젊은이 고맙떼이 라는 말씀을 남기시고는 유유히 가던 길을 재촉하셨다. 그런데 그 후 이 삼십여분 지났을까?  근처 다른 매장엔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한데 갑자기 아침 이른 시간부터 손님들이 연이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그래서 우리들은 서둘러 청소를 끝내고 오시는 손님들을 정성을 다해 맞이했다.그리고 두 말 할 나위 없이 그 날 매출이 평소보다 많았음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잠시 할머님께  무심코 건네드린 시원한 물 한잔이 이만큼 크게 우리에게 득이 되어 돌아온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할머님의 은혜에 감사함을 느꼈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업무 도중이나 아니면 무심코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스치듯 지나가는 잠깐 사이의 만남 속에서 보이지 않게 우리들의 순간적인 도움을 원하는 손길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역지 사지로 나 또한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길로 나 혼자만의 마라톤을 하다가 한 여름 낮 하도 목이 말라서 시골의 조그마한 구멍가게에 들러서 시원한 물 한 잔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배고픈 자에겐 빵이 생존이듯이 목마른 자에게는 시원한 냉수를 건네주는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십여년 넘게 백화점에 근무하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의 일상 속에서 그들의 도움을 원하는 손길을 못 본척하거나 그냥 지나쳐 온 날은 웬일인지 매장의 매출이 낮은것을 많이 느꼈고, 간혹 옷도 누더기 옷에다가 꾀죄죄한 차림의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이 매장에 들어와서 나나 우리 매장직원들에게 끼니를 굶어서 그런데 돈 천원만이라고 도움의 말씀을 청하실 때 우리가 냉소적으로 대한날은 웬지 모르게 손님이 반감되는 것을 많이 느꼈고, 반대로 내 주머니에 오백원이라도 톡톡틀어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마음을 다하여 정성스레 그 분들께 권하는 날은 웬지 모르게 손님이 그 이전까지는 없다가도 그 분들이 다녀가신 이후부터는 손님들이 어디서 그렇게 많이 나타나는지 그런 선의의 베품을 한 날에는 매출이 급격히 신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경험해 보시면 알겠지만 양복이나 정장 입은 분들보다도 옷은 비록 허름하게 입으시고 장화를 신고 장화에 진흙이나 소똥을 묻히고 매장에 오시더라도 그 분들이 오히려 한꺼번에 더 많은 금액의 물건들을 사 가실 때가 많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특히 자영업이나 매장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그 손님의 겉모양만 보고 아 저 사람 돈이 없어 보이니 그냥 물건만 보고 가겠지 하고 마음 한 켠에서 방심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굳이 예를 든다면 소를 키우는 분들의 호주머니엔 현금이 많이 있지만 양복입은 신사들은 카드만 즐비하다는 사실 그러므로 판매사원이라면 외모가 아닌 내면을 볼 줄알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