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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주름을 어제는 보지 못했습니다!
sinsa69
2013. 3. 12. 11:42
불초 소자
어머님의 주름을 어제는 보지 못했습니다.
어릴 적 형과 나
육성회비 안 밀리려
밤낮으로 리어카로
부롴크 배달하시며
아끼고 모아 우리들 개구쟁이
가방 사고 검정 고무신 흰 고무신 사줄라꼬
밤 낮 땀흘리신 부모님의 주름을
어제는 보지 못했습니다.
늘 어릴 적 부모님으로 알아왔기에
우리 삼남매 크는 키와 똑 같이
부모님의 주름 깊어가는 줄은
어제는 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우리땀씨 골병들어
아야 아야 하고 팔다리 쑤시다고 말씀 하실때까지도
불초 소자
어제까진 부모님의 주름을 미처 보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아버님 아프시다 하여
병원에 모신 뒤 그 옆을 간호하시는 어머님의 주름을 가까이서 뵈오며,
불초 소자
오늘에야 한 층더 깊어지셨음을 알았습니다.
두 분의 그 주름 깊어지심이
우리 삼남매 키우시느라 쏟은 걱정들 때문인 줄
불혹 갓 넘은 지금에야 깨닫습니다.
부모님 늘 건강하시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부모님 늘 주름없으시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