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내 몸 아픈 만큼이나
다른 사람도 어디가 아프지 않은가 보아야 합니다.
내 맘 아픈 만큼이나
다른 사람 마음도 똑 같이 아프지 않은가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쉬이 볼 수는 없습니다.
내가 그에게 그녀에게 물어보기 전까지는?
볼 수는 없어도 물어 볼 수는 있습니다.
조용히 어디 편찮은 데는 없으신지요라고 말이죠!
내가 사랑으로 가슴앓이하는 그 만큼이나
나를 사랑하는 그 사람도 똑 같은 가슴앓이로 애태울 지도 모릅니다.
내가 만나고 하는 그 만큼이나
상대방도 만나고 싶어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이 있기에
우리는 저마다의 그리워하는 이를 만나기가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서로가 만나서
말로써 마음으로써 풀기전까지는 말이죠
어린애기든 노인분이든
저마다의 근심이 있고 고민이 있듯이
우리들 방황하는 젊음 또한
내 고민이 최고인양 한 숨지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나의 고민은
다른 이에 비해 극히 적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들 자신의 고민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내 주위의 이들이
나보다 더 아파하고 병들어 간다는 것을 모릅니다.
한 번쯤 나 주위도 둘러보는
따뜻한 가슴이었으면 합니다.
한 번쯤 내 고민을 내려놓고
다른 이의 고민에 귀기울여보려는 마음만 있어도
우리는 하룻동안에 얼마나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는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타인이란
또 다른 나의 자화상의 일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밤새 앓는 충치 못지 않게
내 옆에 함께 자는 이는 밤새 설사로 고생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