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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둑가에 앉아 먹는 새참은 그야말로 밥맛이 꿀 맛이다.

sinsa69 2013. 2. 2. 11:57

밀짚 모자 쓰고 봄에 모내기 하러

꼭두새벽부터 아버님 불호령에 헹님과 나

부시시 눈가 붙은 눈꼽 하나 ,

코딱지 후비듯 떼어내고,

후다닥 총알같이 티 나간다.

 

니거 아버지도 똑 같을끼다.

하여튼 촌 할베들은 자식 잠 모자라는 것

내일 코 앞이 시험인 것 상관없다.

시험은 내 사정이고,

모내기는 우리 가족 일년사정이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할 밖에,

학교 시험지에 나온 시험지의 시험은

모내기에 비하면 시험축에도 못 낀다.

 

마음의 발은 내일 중간고사에 가 있어서

마음만 분주하지만,

겉으로는 호랑이띠의 아버님께

얼굴에 표정 하나 내색해선 안 된다.

아버님의 말씀은 국법보다도 더 지엄하나니!

 

이래저래 몸이 한참을 논속을 왔다 갔다 하니까

어느새 어무이가 새참을 머리에 이고 오신다.

또아리 튼 수건위에 다라이에 밥그릇 반찬그릇 가득하다.

진수성찬이다. 열 부페 안 부럽다.

고추하나 꼬장에 찍고,입 가새 꼬장 벌겋게 묻히고,오이하나 추가하고

아작 아작 소리내어 한입 베 물면 그 맛 기똥차다.

서울사는 니거는 모를끼다.

지구촌에 살면 다 촌놈이제! 니거는 별따나!

만 놈의 종내기들! 촌에 와서 봉사활동 좀 하고 새참 한 번 무 바라!

기가 똥이 찬다.그야말로 기똥 찬다.말이 무겁어 낫심더 !

저의 꺼벙한 건방짐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늘 기체 후 만강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