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침부터 부지런히
산을 숲을 돌아봅니다.
어느 한적한 곳 찾는 이 없는
계곡 한 자락에 말없이 그루터기로 남은
나무밑둥을
보쌈합니다.
자연의 품에 양해를 구하고
어머님의 품에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한 후
조용히 작업장에
내 작품을 구상해 봅니다.
뉘 있어 봐 주지 않아도 됩니다.
뉘 있어 굳이 알아주지 않아도 됩니다.
나의 굳은 살 박힌 손으로
대패질하고,
끌로 망치로 나무밑둥을 향해
하루의 혼신을 다 쏟아 붓읍니다.
다듬고 깍기를 한참한 후
나는 잠시 고요속 숨돌림을 하며
이마에 송알송알 맺히는 땀방울이 익어갈수록
나의 작품은 윤곽이 드러나고
나는 감히 작품이라 표현하지만
그것은 작품이전에
나의 일상이 만들어낸
또 다른 나의 하루의 결과물이기에
나는 그 나무밑둥이
나를 인도하며
나의 쉼터를 만들어 준
어머니인 자연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