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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하루! (꺼벙이 생각으로 짓는 시)

sinsa69 2013. 2. 27. 23:25

나 아침부터 부지런히

산을 숲을 돌아봅니다.

 

어느 한적한 곳 찾는 이 없는

계곡 한 자락에 말없이 그루터기로 남은

 

나무밑둥을

보쌈합니다.

 

자연의 품에 양해를 구하고

어머님의 품에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한 후

 

조용히 작업장에

내 작품을 구상해 봅니다.

 

뉘 있어 봐 주지 않아도 됩니다.

뉘 있어 굳이 알아주지 않아도 됩니다.

 

나의 굳은 살 박힌 손으로

 대패질하고,

 

끌로 망치로 나무밑둥을 향해

 하루의 혼신을 다 쏟아 붓읍니다.

 

다듬고 깍기를 한참한 후

나는 잠시 고요속 숨돌림을 하며

 

이마에 송알송알 맺히는 땀방울이 익어갈수록

나의 작품은 윤곽이 드러나고

 

나는 감히 작품이라 표현하지만

그것은 작품이전에

 

나의 일상이 만들어낸

또 다른 나의 하루의 결과물이기에

 

나는  그 나무밑둥이

나를 인도하며

 

나의 쉼터를 만들어 준

어머니인 자연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