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내 보다 나이 몇 살 많은 사람은
그냥 조금 나이 접고서 서로 말을 터려고 애를 쓰거나,
자기 나이보다 적은 사람은 꼭 내 보고 형이라고 불러라고 하는 부류의 사람을 본다.
그러나 나이의 많고 적음이 처세의 완벽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된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내가 한 한참후배가 업무하는 것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 지적을 본인 당사자에게 했어야 했는데,
이것을 그냥 푸념하듯이 그 후배의 친구 앞에서 그 그 지적내용을 본의 아니게 떠벌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것을 전해들은 후배의 친구가 그 해당후배에게 얘기를 전하는 과정에서 살이 붙고 뼈가 더 붙어
내가 본시 지적하고자 했던 방향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그 후배에게 왜 선배는 당사자에게 바로 깨놓고 지적을 하지 않고,
빙 돌려서 선배가 되셔 가지고,
뒤에서 호박씨 까는 사람처럼 비겁하게 처세하시냐고 도리어 역공을 당하고 말았다.
순간 아차 싶었다.
본시 이렇듯 말이라는 것은 당사자끼리 만나서 해결하면 빨리 되지만,
한 칸 건너 돌려서 말하면, 그 인생의 수가 달라지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패를 쥐고도,
상대방에게 허를 찔리는 그야말로 나의 자충수에 내가 걸려든 셈이 되고 말았다.
이유야 어쨌던 나의 나이 많음도 잠시 무시하고,그 후배에게 나의 처세상의 잘못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며,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서,오히려 저 후배들이 나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나의 단점의 정곡을 찌르는 것을 보고
나도 불혹을 갓 넘긴 입장에서, 그 동안의 나의 처세를 어제 하루 종일 반성하고 자숙할 수 밖에 없었다.
남의 단점을 옮기기 전에 나의 허물을 먼저 고쳤어야,이 일이 내가 원하던 대로 순리대로 풀려 나갔을 것을 하는 아쉬움과 함께,
사람이 나이를 먹어 간다는 건 나이 먹은 걸 자랑할 게 아니라, 후배들 앞에서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