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벗이라 불러도 좋다.
오늘 나를 불러주는 친구가 좋다.
아무리 많이 배운 친구도
나 외롭다 나 어렵다.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지 못하는 벗이라면
나는 그와 마음 다해
술 한 잔 들이키고픈 마음 멊다.
차라리 전혀 나를 모르는 이라 하더라도
그냥 술좌석에 마주 앉아
나 돈 백원도 없으니 자네 한 턱 내라!
차라리 속 시원히
없으면 없다하고
배짱 부리는 벗이 좋다.
없으면 없다고 말하는 친구를 가져라.
없는 데 있는 척
허영부리는 친구보다는 낳으리라.
친구 앞에서 체면 찾고,지위 찾고,위신 찾고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그럴 것 같으면 친구라 하지 않는 게 예의라고 본다.
그냥 없으면 없다 하고,
씹은 소주에 새우깡 한 봉지 띄우더라도,
솔직한 나이고 싶고,
나 앞에 솔직한 그러한 벗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