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어느 덧
단풍 떨어짐과 동시에
바람으로 잎사귀로 떨어지고 없는 지금
켜켜이 묻어나는 인생 한 잔에
소주 한잔으로 그 깊디 짧은
내 인생의 발자욱들을 토해낸다.
어디 내세울 것 없는 내 발자국인데도
그래도 한 잔 들이키면
그 어느 고생,파고 못지 않은 나의 여정인 다음에야
설혹 그것이 남들앞에야
고양이 앞에 쥐 눈물만큼일지라도
작지만 작지 않은 그 무엇임에랴!
소주 한 잔에 인생 한잔을 들이키며
인생 한잔에 그 얼마나 많은
소줏잔을 기울였던가?
앗어라! 속절없는 지난 발자욱들에
그 무엇으로 나의 고달픔을 읊조릴손가?
빈 술잔에 내 마음 실어
그냥 벗인양 나의 길을 들이킬밖에!